<트렌드 코리아 2023>은 올해로 15년째 계속 이어오고 있는 책입니다. 15년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 해의 키워드를 분석해서 선정하는 일이 힘들지만 즐겁다는 김난도 교수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10년 이상 꾸준히 한다는 것 그 자체가 굉장히 인사이트를 주는 것 같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3>은 토끼의 해를 맞아 올해의 키워드를 "RABBIT JUMP"로 정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3> 요약
1. Redistribution of the average : 평균 실종 _ 일명 국룰의 실종
2022년 사람들에게 엄청 사랑을 받았던 좀비를 주제로 한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입니다. 현재 시즌 2가 확정된 이 드라마의 포스터는 무려 15종입니다. 보통 드라마 1개당 포스터는 4~5개 정도로 제작이 되는 데에 비해 15종은 굉장히 많이 제작된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축의금은 보통 얼마정도 내지?
소개팅 후 몇 번 정도에 고백하는 게 일반적이지?
'보통', '대게', '주로', '일반적으로'와 같은 단어들이 양극화(양극단으로 몰리는 현상), N극화 (개별값이 너무 많이 존재하는 경우), 단극화(어떤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로 인해 상실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는 삶의 모든 면에서 온라인 영역이 확장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자신의 흥미와 취미를 대중이 아니라 자신에게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 이란 드라마는 이처럼 사람들의 흥미가 다양해지다보니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액션을 포인트로, 멜로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멜로를 알고리즘으로 재생한다고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개인의 취향을 맞추어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15종의 포스터가 제작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평균이 실종된 것은 좋은 것일까요?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평균 실종이라는 트렌드가 우리에게 선사하는 점은 매우 엄중하다고 말합니다. 평균, 즉 대중적인 상품이나 보통에 대한 것들이 대체 불가능한 탁월함, 차별화, 다양성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생존할 전략은 1)양극단 중 어느 한 쪽으로 색깔을 확실히 들어내는 '양자택일', 2) 소수집단(때로는 단 한 명일지라도) 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다극화 전략', 3) 경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승자독식'전략입니다. 결국 평균을 뛰어넘는 어떤 것이 있어야 침체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 양극화 현상의 사례
1. 부익부 빈익빈 현상
2022년 7월 서울시의 자치구별 재산세 부과 내역 비교 결과, 강남구(4,135억 원)와 강북구(236억 원)는 17.5배로 역대 최대의 격차를 보였습니다. 또한 강남 3구인 강남, 서초, 송파의 재산세는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전체 재산세의 약 39%를 차지합니다.
2. '아주 비싸거나 아주 싸거나'
미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의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와 미국판 다이소인 달러트리 Dollar Tree는 2022년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78%, 43% 성장하며 호황을 맞았지만 월마트는 18.2%로 감소했습니다.
3. 짠테크 vs. 오마카세
일명 '짠테크' (짜다 + 재테크) 열풍이 다시 불며 필요한 만큼만 쪼개어 소비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도 호황입니다. 아낀 비용을 특별한 경험을 얻는 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1인당 20만 원이 넘는 한우 오마카세, 1박에 100만 원을 호가하는 특급호텔 스위트룸, 10만 원에 가까운 호텔 빙수 등의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있습니다.
+) 단극화 현상의 사례
92.49%의 구글, 4,698억 달러 아마존, 월 996억 회 카카오톡, 월 740억 분 유튜브
야후가 검색엔진의 50%를 선점하고 있던 1998년, 구글이 후발주자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기준 미국 내 검색엔진 점유율은 92.49%가 되었다. 이제 구글은 '구글링하다'와 같은 어휘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1994년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1997년 음반, 옷, 가구, 장난감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면서 2020년 5월 미국 소매 전자상거래 매출액 중 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2위인 월마트의 5.8%를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2022년 현재 한 달간 996억 회로 한국인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앱이 되었으며 유튜브는 한 달간 740억 분으로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이 되었습니다.
2. 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 : Office Big Bang 오피스 빅뱅
'대폭발' 이라는 뜻의 '빅뱅'이 오피스와 결합하여 사용되어졌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는 이제 사무실과 집의 구분이 사라졌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무실이, 교실이 집으로 확장되어 온 것입니다. 오피스 빅뱅으로 인하여 우리는 노동에 대한 가치를 다시 세우게 되었고 새로운 세대들이 노동 시장에 들어오면서 '평생직장', '회사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조직의 성장보다는 나의 성장이 더 중요하다"라는 가치관으로 변화했습니다.
오피스 빅뱅의 연쇄적 폭발
+) 개인 : 오피스 해방 일지
'네카라쿠배당토.' MZ세대들 사이에서 자주 쓰인다는 이 말은 그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인,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 민족, 당근마켓, 토스의 첫 글자를 따서 부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선 이 회사들을 순서대로 돌다가 더 이상 이직할 곳이 없을 때 창업한다는 일종의 '직장 도장 깨기'로 의미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MZ세대들은 회사를 평생의 직장으로 여기지 않으며 '이직을 못하면 능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승진도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에서는 과장이 되기를 거부하는 대리들을 가리켜 일명 '진거자(진급거부자의 준말)'라고 부릅니다. 과장이 되면 연봉제로 전환되고 5단계의 인사고과 시스템을 적용받아 언제든 구조 조정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조직 : 급여보다 복지
MZ세대는 "일한 만큼 받는 것은 당연한거고 여기에 더해 회사가 직원들을 얼마나 세심하게 관리해주는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많은 회사들이 20년 전 구글이 관심을 가지고 고민해 오던 '일 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다시 오피스로 돌아오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이들을 위해 집과 같은 편안함을 갖춘 공간을 제공하거나, 금요일에는 오전 4시간만 근무하는 하프데이(예 : 시몬스 서울 사무소)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 형제들의 새로운 사무실에는 화상 회의 시 얼구이 예쁘게 나올 수 있도록 직접 조명을 없애고 반사판 테이블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레지머셜 resimercial'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주거공간을 뜻하는 '레지던스 residence'와 상업 공간을 뜻하는 '커머셜 commercial'을 합친 단어입니다. 빅테크 기업들 즉, 구글, 애플,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를 중심으로 주 3회 출근을 원칙으로 하되 직원이 원할 경우 더 확대하여 쓸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있습니다.
+) 노동시장 : 대프리랜서 시대
일회성 노동을 의미하는 '긱 노동'이 배달, 택배 등의 일부 직종에서 확대하여 마케팅, 디자인, 개발 등의 전문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는 언제나 있어왔지만 코로나 19를 겪으며 많은 전문 분야로 확대되었고 '슈퍼 프리랜서'를 등장시켰습니다.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하고 명성을 쌓아 고액의 수입을 쌓는 사람들을 일컬으며 2022년 7월 기준 월 9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가져갑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인재를 '고용'하는 것에서 '임대'하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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