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영어쌤입니다.
저는 영어에 관심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 때 외교관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저 외국어를 사용하고 해외에서 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공부와 노력이 있어야 하는지 모른 채 말입니다.
언젠가 수업 중에 아이들이 제게 "선생님은 언제부터 영어 좋아하셨어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6학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진짜 말도 안 되는 영작으로 그날그날의 기분이나 있었던 일들을 일기로 적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있어 보이려고 했던 게 아니라 단순히 엄마가 일기장을 보는 게 싫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끄적거리는 걸 좋아하는 저인데 가끔씩 엄마가 제 일기장을 보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일기장을 뒤져보아도 알아볼 수 없게 영어로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자신에겐 굉장히 임팩트 있는 사건이었나 봅니다. 3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나는 걸 보면. 그렇게 저는 저만의 영어 일기를 적어 나갔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일찌감치 사놓았던 책입니다. 엄마표 영어라는 제목보다 17년이라는 문구에 훨씬 더 묵직한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무려 17년을 어떻게 그렇게 끈기 있게 해 나갔는지 그게 제일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확실한 문과입니다. 수학이나 과학은 정말 하기 싫고 재미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영어보다는 수학에 관해 더 꾸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첫째 아이가 8살 이인 지금도 수학과 국어는 매일 일정 분량을 하고 있지만 영어는 한 번도 따로 공부시켜본 적은 없습니다. 학습지도 문제집도 아직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겨울방학부터 시도하려고 합니다. 3학년이 되면 교과 과정에 들어가게 되니 1년 전쯤부터 천천히 접하게 할 생각으로 올해 겨울방학부터 영어를 시도하려고 합니다.) 때로 어떤 분들은 '엄마가 영어 선생님이니 그렇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아닙니다! 다만 저는 어떤 경우에도 모국어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국어로서의 레벨이 높은 아이, 요즘 흔히 말하는 문해력이 높은 아이가 저의 교육방향이었습니다. 생각주머니가 튼튼한 아이, 그래서 자신만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럼 영어 그리고 다른 외국어들도 탄탄한 모국어 기반 위에 서게 될 테니까요. 물론 다른 사람보다 늦게 시작했으니 다른 사람보다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국어 기반의 튼튼한 생각주머니를 갖는 데는 엄청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국어를 우선으로 두고 아이를 키우는 중입니다.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 목차
1 우리 애는 나처럼 영어 때문에 고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보야, 문제는 엄마의 '영어 실력'이 아니라 '의지'야 / 엄마표 영어가 뭐예요? / 엄마표 영어를 시작하는 엄마들에게 고함 / 우리말도 잘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 소리 들려줘도 괜찮을까?
2 엄마들, 더 이상 영어 앞에서 쫄지 말자
엄마 영어 공부, 어떻게 하나요? / 우리 아이 영어 공부, 어떻게 하나요?
3 영어 앞에서 당당한 아이로 키우는 실전 엄마표 영어
0~3세, 아이의 어휘력을 끌어올리는 영어 자극 / 0~6세, 영어 동요로 말문이 트인다 / 5~7세, 파닉스에만 매달리지 말자 / 3세 이후, 영어 영상물이 일으킨 놀라운 변화 / 0세에서 청소년기까지 꼭 필요한 영어책 / 남의 일 같지 않은 엄마들의 고민들 / 엄마표 영어를 실천한 엄마들의 성공담
언제나 목차를 중요시하는 나영어쌤입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목차를 옮겨 적습니다.
엄마가 중국인인데 아이가 중국어를 못한다고?
엄마표 영어, 엄마의 '의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니 금수저 탓은 이제 그만. "엄마가 영어를 잘하니까 애들이 영어를 잘하지." "영어 유치원을 다녔으니까 영어를 잘하지." "어릴 때 유학을 갔으니까 영어를 잘하지."는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영어를 잘하는 상태에서 외국에 나가야 더 편하게 잘 살고, 어느 정도 아이의 입과 귀가 영어에 익숙해진 다음에 영어 유치원에 들어가야 더 행복한 것이다. 한마디로 '시간'과 '노력'이 '환경'보다 더 중요하다.
우리는 이 당연한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모른 척한다. 왜? 그 사실을 인정하면 내가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정체되어 있는 내 모습이 한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남의 일은 참 쉽게 말하고, 자기 합리화가 빠르다. 나의 처지를 변명하느라 앞으로 나아갈 이유도 포기한다.
내 아이 영어, 어떻게 끌어줄 수 있을까? 영어 잘하는 엄마와 아이의 노력을, 그들의 피와 땀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시작할 수 있다. 찰스 다윈과 멘델스존이 시대에 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부유한 부모를 만나서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 평생 동안 집요하고 고독하게 관찰하고 연구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기억하자. 그들은 했고 나는 안 했음을 쿨하게 인정하자.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 p.22~23>
그렇습니다. 저도 종종 들었던 말 중에 하나는 '엄마가 영어 선생님이니까 아이들 영어는 알아서 잘하겠지~' '아빠가 과학선생님이니 애들이 과학을 잘하지~'입니다. 앞서 적었던 바와 같이 아닙니다. 아빠가 과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긴 하지만 아빠는 바빠서 아이와 보낼 시간이 많이 없고 보낸다 하더라도 아이를 데리고 과학에 대해 얘기할 만큼 우리 아이가 크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영어에 관심이 많으니 영어로 된 영화나 교재, 책에 부담이 없고 그래서 아이들이 자주 접할 수 있었을 뿐이고 문과인 제가 수학이나 과학으로 어려워했으니 우리 아이만큼은 수학이나 과학이 어렵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수학이나 과학과 관련된 책을 더 자주 비치해두었을 뿐입니다. 작가 새벽달님도 대학원 시절 교수님과의 이야기를 책에 적어놓으셨습니다. 중국어를 전공한 새벽달님은 대학원 시절 중국인 교수님과의 대화에서 "야, 우리 애들은 엄마가 중국 사람인데 중국어를 한마디도 못해."라고 하셨답니다. 엄마가 바빠서 아이들 외국어 공부는 신경 쓸 새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환경도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부모의 의지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주 양육자로 있는 엄마의 의지가 말입니다.
영어로만 말해야 하는 장소와 시간 정하기
*준비물*
- 그동안 외운 영어 문장을 떠올릴 수 있는 궁극의 기억력
- 미친 실행력을 갖춘 입
언제나 그렇듯 '정답'은 누구나 다 알지만 이를 실천하는 이는 거의 없다. 특히 영어로 말하기, 이것은 정말 왜 이렇게 안 될까? 내 머리가 돌인가, 혀가 안 돌아가는 것일까?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영어가 이제 좀 익숙해졌다 싶어 자신감은 생겼지만, 여전히 생활 속에서 영어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 영어는 모국어가 아닌, 나에게는 영원히 낯설고 서툰 언어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 내 입으로 영어를 말해볼 횟수가 터무니없이 적어서 그렇다. 질리도록 영어를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그것이 영어 문장을 낭독하는 것이든,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이든. 아기에게 꾸준히 영어로 말해보려고 마음먹어도 늘 작심삼일로 끝나고 만다. 내가 해본 것 중 그나마 영어 말하기 연습으로 효과가 있었던 것은 '특정 장소에서는 영어로만 말하기'였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서 목욕할 때는 영어로만, 보드게임할 때는 영어로만, 요리할 때에는 영어로만, 공놀이할 때에는 영어로만 말하기로 스스로 약속하는 것이다.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 p.92>
사실 이 부분에서 정말 깜짝 놀랄 생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로 말하기의 시간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을 정해놓으면 손님이 와서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고, 또 모국어가 우선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국어를 말하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또 예상하지 못한 어휘를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장소를 정해서 그곳에선 영어만 쓰자고 하면 그 장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영어만 먼저 외우면 되니까 부담이 덜 됩니다. 영어회화책에서 자주 나오는 부분을 아이와 함께 읽고 미리 숙지하시면 훨씬 더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목욕시간에는 영어만 쓰겠다고 한다면 'wash your hads, face, foot, hair...' 등등 특정 용어만 사용할 수 있어서 영어가 낯선 엄마의 입장에서 부담이 덜 되는 것 같습니다.
영어 잘하는 법, 소리 내어 읽기 _ 엄마표 영어
영어 그림책을 날마다 소리 내어 읽기
특정 장소와 시간에는 영어로만 말하기. 그럴싸하지만 어떤 엄마가 이런 미친 제안을 쉽게 실천할 수 있겠는가? -중략- 그나마 실천하기 덜 쑥스럽고 자연스러운 방법은 영어 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이다.
아이의 영어 귀를 뚫어주기 위해 매일매일 영어 그림책을 읽은 수고는 뜻밖에도 유창한 영어 발음이라는 열매로 엄마에게 돌아온다.
책을 수십 번 반복 낭독해서 통째로 외우는 공부법은 세계적인 부호이자 고고학자인 하인리히 슐리만 Heinrich Schliemann이 자서전에서 밝힌 그만의 노하우이다. 그가 15개 국어에 능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이 '낭독'이다. 술리만이 러시아어를 독학할 때 그는 돈을 주고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하여 자기가 낭독하는 러시아어를 듣도록 했다고 한다. 물론 그 아르바이트생은 러시아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우리에겐 공짜로 나의 영어 발음을 들어주는 귀여운 아기가 있지 않은가!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 p.97>
저도 아이를 임신하고 첫째 아이를 기르면서 가장 어색했던 것이 저 혼자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내향적인 성격의 저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뱃속의 아기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나 어색했습니다. 또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에게 말을 들려주는 것이 너무나 어색했습니다. 차라리 노래를 부르면 불렀지 그냥 아무 말이나 아기에게 하는 건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말을 했습니다. 저의 외숙모는 정말로 말이 많이 없으신 분이셨는데 그래서인지 사촌동생이 꽤 클 때까지도 말을 안 해서 온 가족이 함께 걱정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엄마가 말을 많이 들려줘야 아기가 소리에 익숙해지고 말을 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씀에 저도 최대한 중얼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읽었더라면 저도 아이에게 영어로 말을 해봤을 것 같습니다. 귀여운 아기는 엄마 목소리가 좋아서 방긋이 웃기만 할 뿐 엄마가 틀렸는지 잘하는지 못하는지는 관심이 없을 테니까요.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 부분만은 꼭 해보고 싶습니다. 물론, 지금도 늦지 않았단 걸 압니다. 하지만 초등 1학년인 저희 아이는 제가 영어로 이야기하면 조금 불편해하는 게 눈에 보입니다. 제가 좀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라며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임신 중이거나 아직 어린 영유아를 키우는 분이 계시다면 한번 시도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엄마표 영어는 학원 영어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필요하다면 학원도 보낼 수 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엄마표 영어는 엄마가 아이의 영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의 영어에 관심이 있으신 모든 부모님들께,
외국어인 영어를 잘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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