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영어쌤입니다.
며칠간 아이가 아프면서 다시금 육아서적을 꺼내들었습니다. 아이가 아프면서 몸이 안좋은지 작은 일에도 조금씩 짜증이 생기곤했습니다. 정말 많이 아프면 아프니까 당연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또 아이의 작은 짜증에도 제가 심하게 피로감을 느끼는 걸 보면서 저를 다독일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엔 책 제목에 그 다음엔 내용에 반해서 몇 번이고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저의 육아 철학 중 하나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입니다. 그리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로 자라나길 꿈꾸며 읽었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 유아 심리Ⅰ. 친구가 장난감으로 때렸을 때
엄마: 저 친구가 장난감으로 머리를 때려서 너무 아팠구나! 화가 나지? 그럴 땐 이렇게 하는 것야. 자, 엄마 따라 말해봐!
"왜 때려! 네가 때려서 내가 아프잖아!"
아이: "왜 때려! 네가 때려서 내가 아프잖아!"
엄마: "자꾸 때리면 난 너랑 놀기 싫어져!"
아이: "자꾸 때리면 난 너랑 놀기 싫어져!"
이렇게 말로 감정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그 뒤에 때린 아이가 사과를 하고 안 하고는 그 아이 부모의 몫이다. 아이가 크면서 필요할 때 사과를 하지 않아 겪게 될 일도 그 아이와 그 아이를 가르친 부모가 감당해야 할 몫일 뿐이니 관여할 일이 아니다.
아이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너는 허구하 날 맞고만 다니냐!'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었어!?' 이런 말은 아이를 두 번 죽이는 말이다.
부모의 역할은 그랬구나, 아팠구나, 속상했겠구나, 슬펐겠구나, 당황했겠구나 하고 공감을 해주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이지 아이를 비판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대신 아이가 스스로 깨닫도록 생각할 길을 열어주고 시간을 주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강자에게 당했을 경우에 '화'를 가슴에 품거나 복수심을 키우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란다. 왜냐하면 그런 경우 가장 고통받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 돌부처처럼 화가 안 날 수는 없는 법이지. 게다가 어린아이의 경우 상대의 행위와 말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이 부족하니 상대방이 자신의 뜻과 다른 행동을 하면 울을음 터뜨릴 수밖에 없을 것이야. 바로 그때, 즉 아이가 울거나 화를 낼 때, 그 마음에 대한 공감없이 단순히 울음을 멈추려는 목적으로 '괜찮다, 울지마'라고 하기보다 복받치는 감정을 건강하게 표출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화가 날 때 화를 억누르게 하면 그것은 가슴에 독으로 쌓인다. 아이가 화를 표출할 수 있게 도와주렴. 화내는 것은 죄가 아니다. 요즘 부모들은 화를 내는 것이 죄라는 생각을 너무 당연한 듯 가르치고 있다. 그것이 교양이고 바른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그렇겠지.
하지만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서라도 기분이 나쁜 일, 화가 나는 일에 대해 '나는 기분 나쁘고 화가 난다'하고 분명히 표현해 낼 필요가 있다. 이것을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는 아이에게 물리적, 신체적 보호를 해줘야합니다. 다치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위험한 물건 곁에 아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 또한 부모의 역할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커갈수록 그리고 아이가 단체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됩니다. 부모의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아이가 5살 때의 일입니다. 놀이터에서 또래 친구들과 놀고 있었는데 어떤 낯선 아이가 와서 우리 아이의 킥보드를 뺏어갔습니다. 우리 아이는 "내 것이다, 그러니 네가 가져가면 안 돼!" 했더니 그 아이가 갑자기 주먹을 쥐며 때리려는 듯이 손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 순간 제가 "안 돼!"라고 소리쳤습니다. 그러자 그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고 그 아이의 부모는 함께 상황을 보고 있었음에도 아이를 달래는 것에만 급급했습니다. 아이를 달래며 "킥보드 아빠 차에 있다. 아빠에게 가지고 오라고 할께. 울지마~" 라고 말하면서 아이를 안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상황에서 화가 나는 제가 이상한걸까요? 킥보드를 뺏어간것도 그 아이이고 주먹을 쥐고 때리려고 했던 것도 그 아이인데, 왜 사과 한 마디 없을까요? 속상한 마음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리고 그 날 남편과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 했지만 사실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주는게 좋을지 잘 몰랐습니다.
마음같아선 너도 맞고 있지말고, 때리면 너도 같이 때리라고 하고 싶지만, 또 아이에게 그렇게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화난다고 폭력을 휘두르는 걸 가르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참으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게 했다간 요즘 아이들 사이에선 왕따되기 쉽기 때문이죠.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저자 송미경님은 정신과 전문의인 남편과 시아버님의 조언을 들으며 마음을 바꾸게 됐습니다. 감정에 대해 알려주고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 유아 심리 Ⅱ. 나가려고 하는데 장난감을 한가득 챙긴 아이
최대한 짐을 줄여 트렁크 하나와 숄더백 두 개에 다섯 식구의 4박 5일 동안의 짐을 모두 넣어 떠날 준비를 마쳤다. '트렁크 위에 가방 하나 얹힌 걸 달님 아빠가 끌면서 달님이 손잡고 가고, 나는 휴대용 유모차에 햇님이 앉히고 손잡이에 가방 하나 걸고, 별님인 아기띠로 안고... 그럼 되겠다! '
모든 채비를 마치고 막 현관을 나서기 직전! 바다에 간다고 며칠 전부터 들뜬 달님이가 갑자기 모래놀이 세트를 꺼내 들었다. "엄마! 나 이거 가지고 가래요!" 평소 놀이터에 갈 때도 다 챙겨들 엄두가 나지 않아 몇 가지만 골라서 가지고 나가던 그 13피스 짜리 진짜 모래놀이 세트였다.
"달님아, 바닷가에 가면, 바다가 주는 엄청난 선물이 많아. 조개껍데기, 불가사리, 예쁜 조약돌. 그런 것들로 모래놀이를 하면 더 멋지지 않을까?"
"아니에요! 엄마. 그건 그거고 전 이것도 필요해요."
"엄마 아빠는 달님이 햇님이 손도 잡아야 하고 짐도 많아서 그 장난감까지 들어줄 수는 없는데?"
"괜찮아요! 이건 제가 들게요!"
"달님아, 버스 타는 곳까지도 멀고 공항에서도 한참 기다려야 해. 달님이가 비행기 안에 들고 타야 하고 공항에선 위험한 물건이 아닌지 검사도 받아야 해서 달님이가 힘들 수도 있어."
"괜찮아요!"
"달님아, 그럼 아빠랑 지금부터 모래놀잇감 들고 걸어 다니는 연습을 해보자."
이 방 저 방 돌아다니고 다락방 계단도 올라갔다 내려왔지만 아이의 의지는 굳건했다. 우린 난감한 기색으로 서로를 보았다.
모든 집에서 저런 상황이 정말 한 두번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의 저자이신 힐링유님은 결국 13피스 짜리 모래놀이 세트를 가지고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고 합니다. 아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아이의 물건은 스스로 챙기게 했다고 합니다. 잃어버린다고 해도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저희도 가급적 아이에게 여행 갈 때는 짐을 줄이라고 하지만 아이는 자신의 가방에 한 가득 장난감을 챙겨 갑니다. 제 눈엔 짝도 안맞고 가서 놀지도 않을것이 뻔한데도 아이는 한사코 들고 가겠다고 합니다. 이럴 땐 저도 저자님처럼 아이에게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까지 스스로 물건을 챙기게 합니다. 마지막엔 결국 제 손을 거치게 되지만 아이가 스스로 물건을 확인하고 챙겨오는 연습을 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의 눈엔 어른들을 화나게 하려고 하는 것 같은 행동들은 사실 아이들이 열심히 발달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어떤 책에서 본 기억이 납니다.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를 통해 여러가지 난처한 상황에서 우리 어른들이 아이의 마음을 지키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따듯하게 위로해주고
아이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준 책입니다.
나영어쌤의 추천 : 👍👍👍👍👍
- 저자
- 송미경, 김학철
- 출판
- 시공사
- 출판일
- 2017.05.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