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영어쌤입니다.
책을 기록하기로 마음먹고 하루 한 번씩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작업이라 그동안 열심히 포스팅하시는 블로거님들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 다시 읽으며 예전에 읽었던 감정들이, 또 예전엔 그저 스쳐 지났던 부분들이 더해지면서 그 책들은 제게 또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말 그릇을 키우는 비법 <말 그릇>
언젠가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김윤나 님의 영상이었죠.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무렵(아마 이 무렵 워킹맘들이 가장 많이 퇴사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워킹맘이었던 작가님께 시아버님께서 "너 이제 곧 00이가 초등학생이 될 텐데, 너 쟤가 초등학생이 돼도 일 계속할 거냐?"라고 하셨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막걸리인가'라고 생각한 작가님은 저라면 상상도 못 할 말씀을 아버님께 건네셨습니다. "아버님, 자식 농사가 가장 중요하다, 그 말씀이시죠?"
어쩜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작가님의 마음 깊음에 정말 놀랐습니다. 순간 '자신이 쌓아올린 경력은 무시된 것 같아' 화가 났을 텐데 그런 와중에 아버님께서 건넨 말씀의 의미를 되새기며 말속에 숨은 뜻을 찾아내다니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또한 저도 그런 말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말 그릇> 목차
part 1 말 때문에 외로워지는 사람들
당신의 '말'은 당신을 닮았다 / 당신이 '그 말'을 사용하는 이유 / 진심이라는 함정 / 말 그릇이 큰 사람 / 듣고 싶은 말을 해줄 수 있다면 /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마음이 변하면 말이 변한다 / 나답게 말한다는 것
part 2 내면의 말 그릇 다듬기
감정에 대하여
감정이 당신에게 말해주는 것 / 감정에 서툰 사람들 / 진짜 감정 찾기 / 감정 분석하기 / 감정은 선물이다
공식에 대하여
머릿속에 만들어진 공식 / 나도 너도 꽤 괜찮은 사람 / 도무지 아해할 수 없을지라도 / 나의 공식 발견하기
습관에 대하여
불쑥 튀어나오는 말 습관 / 나의 말 습관 알아보기
part 3 말 그릇을 키우는 '듣기'의 기술
말하기를 동경하는당신에게
많이 말한다고 듣지 않는다 / 안전해야 말을 한다 / 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듣기를 오해하는 당신에게
첫 번째 오해 : 경청은 참고 들어주는 것이다 / 두 번째 오해 : 경청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해주는 것이다
듣기 실력이 필요한 당신에게
'듣기'의 재발견 / 사실 듣기 / 감정 듣기 / 핵심 듣기 / 연습하기
part 4 말 그릇이 깊어지는 '말하기' 기술
왜 우리는 질문하지 않을까
질문은 힘이 세다 / 질문이 불편한 이유
왜 우리는 질문해야 하는가
질문은 마음의 열쇠 / 참여와 책임 높이기 / 주의하기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가
질문의 기술 / 열린 질문 / 가설 질문 / 목표지향 질문 / 감정 질문 / 중립적 질문 / 연습하기
part 5 사람 사이에 '말'이 있다
말 비워내기 / 말에 책임을 진다는 것 / 나와 연결되기 / 관계의 3가지 법칙 / 씨름의 방식, 왈츠의 방식
<말 그릇>
언제나 목차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궁금하신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잘 정리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말' 때문에 고민인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말 그릇>
핵심 듣기
1)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던 친구가 어느 날 전화를 걸어와 이렇게 말했다. "나이 먹고 공부하려니까 힘들어서 못해 먹겠어. 대학원 준비하는 게 이렇게 고된 일인 줄 몰랐네. 서류도 많고, 필기시험에. 내가 보는 대학원은 면접도 엄청 까다롭대. 그만둬야 할까 봐." 그때 나는 섣불리 동의하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 "그래, 준비할 게 많구나. 그렇지만 너는 그 어려운 과정을 다 잘 해내고 싶은 거지?" 그러자 갑자기 친구의 입에서 전혀 다른 말이 쏟아져 나왔다. 대학원 입학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동안 얼마나 준비를 열심히 해왔는지 친구는 신이 나서 설명하고 있었다.
2) 강의를 맡게 된 고객사의 담당자가 여러 번 전화를 걸어 설명을 반복한 적도 있었다. 대개는 한두 번의 통화로 마무리되기 마련인데, 본인도 지나치다 싶었는지 전화를 하면서도 '제가 좀 걱정이 많은 편이죠? 처음 하는 행사라서요.'라고 말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다들 고생하는데, 그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은 신 거잖아요. 실수 없이 제대로 하려고 점검하시는 것 알고 있어요. 이번에 잘돼야 다음에도 계속 진행할 수 있고요." 그러자 담당자는 '자신을 깐깐한 사람'으로 볼까 봐 걱정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향한 더 깊은 열정을 드러냈다. 중요한 것은 그 후로 그는 다시 전화를 걸어 설명하지 않았고, 나는 지금도 그 회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말 그릇, part 3 말 그릇이 커지는 '듣기'의 기술>
감정 듣기
최근 남자 친구와 이별한 후배가 전화를 걸어온 적이 있었다. "요즘 어때? 괜찮니?" 하고 묻자 후배는 담담하게 말했다. "어쩔 수 없으니까요. 더 이상 해볼 수 있는 게 없어요.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다한 것 같아요. 그러니 괜찮아요." 말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 글자, 한 글자를 말할 때마다 무언가를 꾹 꾹 눌러 담는 듯했다. 게다가 목소리가 지나치게 담담하고 건조했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해서 말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상처를 애써 덮으려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이 여전히 슬프게 들리네. 허무한 느낌이겠어." 내가 이렇게 말하자 돌연 그 후배가 왁 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감정은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다가도 누군가가 그 이름을 불러주면 재빨리 짐을 정리하고 떠난다. "당황스러웠지. 정말 놀랐겠다." "속상했지. 마음이 힘들었겠어." 이렇게 제대로 된 이름을 불러주면 감정은 더 이상 마음을 휘젓지 않고 사라진다. 반면에 존재가 확인되지 못한 감정은 출구를 찾을 때까지 망므 어딘가를 떠돌면서 계속 생채기를 낸다. 그래서 슬픈 건지, 아픈 건지, 부끄러운 건지 모른 채 살아가면서 점점 더 감정에 무뎌지게 된다.
어쩌면 우리는 솔직한 감정 한마디를 드러니 재 못 해서 그렇게 불필요한 말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외롭고 힘들어요. 위로해주세요."라는 말을 못해서 누군가를 욕하고 세상을 비난하며, "내가 부끄럽네. 미안해. 후회하고 있어."라는 말을 못해서 상대를 질책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말 그릇, part 3 말 그릇이 커지는 '듣기'의 기술 p. 194>
말로 인한 에피소드는 누구나 한 두 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시절 친구들의 연애 상담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친구는 남자 친구와 싸웠다며 불같이 화를 내고 속상해하고 우울해했습니다. 그때 전 친구가 왜 화가 났는지, 그리고 왜 슬프고 속상한지 들여다보지 못하고 그저 맞장구만 쳤습니다. 그리고 같이 그 남자 친구를 탓하는 것으로 우리들의 수다는 끝이 나곤 했습니다. 만약 그때 제가 좀 더 성숙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랬다면 좀 더 성숙하게 친구를 달랠 수 있지 않았을까, 친구의 슬픔을 남자 친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친구의 내면에 집중하고 친구의 마음속 힘들게 하는 그 무언가를 달래어 줄 수 있었다면 좀 더 성숙한 우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정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의 속담에서 처럼 말 한마디가 주는 힘은 너무나 큰 것 같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울게 하기도, 웃게 하기도 하니까요. 저자인 김윤나 님은 말속에 숨은 원석을 잘 찾아내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잘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을 책을 통해 알려주십니다. 바로 말 그릇을 키우는 '듣기'와 말 그릇이 깊어지는 '말하기'기술을 통해 우리도 충분히 해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아이가 세상에서 넘어질 때마다 엄마의 말을 꺼내어 본다면
30대 후반이 되어가는 지금도 직장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여전히 말로 인해 다투기도 하고, 제 마음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해 속상해하기도 합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아이가 잘 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에게 더 다그치고 원하는 만큼 잘하지 못할 때 화를 내기도 합니다. 아마 부모라면 모두 그런 마음이겠지요. 제가 <말 그릇>에서 가장 와닿았던 한 구절입니다. 아이가 세상에서 넘어질 때마다 엄마의 말을 꺼내어 본다고 생각하면 말로 아이를 매질할 수 없다. 비단 아이에게만은 아닐 겁니다. 남편에게도, 엄마에게도, 친구에게도, 동료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하루를 성실하게, 사소한 책임을 다하면서 사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시간들 틈에서 우리의 말 그릇이 커지고 성장해나가길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말솜씨가 아닌
말 그릇을 키우고 싶은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어쩌면 인생 구절을 만나 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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